미국 이민 단속 사상 최대 규모…한·미 관계에 중대한 시험대
07/09/2025 11:01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 작전의 현장이 되었다. 수개월간 치밀하게 준비된 이번 작전으로 475명이 체포됐으며, 이 중 대부분이 한국 국적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지아주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주 경찰이 도로를 봉쇄하고 경계선을 설치하는 가운데, 연방·주·지방 경찰 약 500명이 투입돼 공장을 급습했다. 특수요원들은 신속히 움직이며 작업자들에게 벽을 따라 줄을 서도록 지시했고, 현장 곳곳에 혼란이 빚어지면서 일부 노동자들이 도주를 시도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미 당국은 여러 연방 및 주 기관이 수주에 걸쳐 정보를 수집한 끝에 이번 대규모 작전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 정책 하에서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 규모의 단속이라는 평가다.
현장에 있던 한 전기차 공장 근로자는 CNN에 “현대차 공사장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증언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무장한 요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안전모와 보호복을 갖춘 노동자들에게 줄을 서도록 지시하는 장면이 담겼다.
### 민감한 시점에 발생한 단속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 내 자국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6일 오후 긴급 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체포된 300여 명이 한국 국적자라고 확인하며 “우리 국민이 대규모로 구금된 사안에 대해 깊은 우려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한·미 간 통상 협상이 진행되는 민감한 시점에 발생했다. 한국은 미국 내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며 관세 완화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대차와 LG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한국 정부와 재계가 미국 내 정치·법적 환경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한국 국민의 권리와 이익, 그리고 우리 기업의 경제 활동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가 고위 당국자를 애틀랜타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관계 부처와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협력해 사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배터리 공장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프로젝트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를 “주 역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 26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파견된 직원들에게 즉시 귀국을 지시했으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추가 인력 파견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협력업체 인력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미국의 주요 교역국이자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안보 동맹국 중 하나다. 그러나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한·미 관계는 미묘한 긴장 국면에 들어섰으며, 양국은 여전히 세부 협정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