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빵에 빠지다

문화예술 · 관광

10/11/2025 09:05

한국인들이 빵에 열광하고 있다. 이제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마음의 위로’로 자리 잡으며, 전국의 빵집들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빵 순례(bread pilgrimage)’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각지의 베이커리가 여행 코스의 필수 방문지로 인식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파리바게뜨(Paris Baguette)와 뚜레쥬르(Tous Les Jours) 같은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 빵은 직장인들의 ‘편리한 아침 식사’로 자리 잡았고, 이 흐름이 오늘날의 ‘빵 열풍’을 이끌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약 189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하며, 매년 2~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경부터는 일부 지역에서 빵 소비량이 쌀밥이나 국수를 넘어설 정도다.

Một cửa hàng bánh phổ biến ở Hàn Quốc. Ảnh: SCMP


제주에서 서울, 대전까지 빵집은 이제 단순한 식음료 매장이 아닌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London Bagel Museum)’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장면이 일상이 됐다. 손님들은 바삭한 겉면과 진한 크림치즈 속을 자랑하는 베이글을 ‘참을성의 보상’이라 부른다. 인근의 ‘랜디스 도넛(Randy’s Donuts)’ 역시 흑임자, 한라봉 등 제주 특산 재료로 만든 ‘한국식 도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에서는 최근 ‘소금빵(소금빵·sogeum-ppang)’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결이 살아 있는 버터 반죽 위에 소금을 살짝 뿌려 구워낸 이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녹아드는 버터 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성수동 일대에서는 이 빵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이 흔하다. SNS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빵을 찢는 슬로우모션 영상을 올리며 ‘감성 리뷰’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에서는 ‘성심당(Sungsimdang)’이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56년 문을 연 이곳은 ‘튀김소보로빵(fried soboro-ppang)’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부추마늘빵, 명란바게트 등 다양한 신메뉴를 선보이며 전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초 100여 개의 지역 베이커리를 소개하는 ‘대전 빵길(Bread Walk in Daejeon)’ 가이드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Tiệm donut nổi tiếng ở đảo Jeju. Ảnh:


한국에서 빵은 이제 단순한 ‘식사 대용’이 아닌 ‘작은 사치’ 혹은 ‘하루의 위로’로 여겨지고 있다. 바쁜 일상 속, 7,000원짜리 크루아상이나 6,000원짜리 베이글은 필수품은 아니지만 즉각적인 행복을 주는 ‘감정 소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생 정모(22)는 “빵은 생필품은 아니지만, 빵이 있으면 하루가 훨씬 밝아진다”며 “좋은 빵 하나는 달콤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빵값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코리아크레딧데이터(Korea Credit Data)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베이글 가격은 44%, 소금빵은 30% 상승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2023년 한국의 빵 가격 지수는 129로, 미국(125), 일본(120), 프랑스(118)을 모두 웃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집 앞의 긴 대기줄은 여전하다. 오히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하나의 ‘힐링’이자 ‘느린 삶의 순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의 빵은 프랑스식 하드빵보다는 일본식 부드럽고 달콤한 스타일이 많다. 크림치즈, 단팥, 버터 등 다양한 속 재료로 창의적인 조합을 선보이며 남녀노소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서양식 식문화가 빠르게 정착하면서 중·장년층 역시 빵을 즐겨 찾는다. 50대 주부 최모 씨는 “빵은 전통 한식보다 가볍고, 커피와 함께하기에 딱 좋다”며 “빨라진 생활 속에서 가장 간편한 식사이자 휴식”이라고 말했다.

편리한 아침식사로 출발했던 한국의 빵 문화는 이제 하나의 ‘정신적 힐링’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빵 열풍’이 당분간 식을 기미가 없다고 전망한다.

정리│탐 안(Theo Korea Times,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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