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외면받는 'Mercy for None': 한국 느와르 영화의 황금기는 끝났는가?
24/06/2025 10:07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소지섭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Mercy for None이 정작 한국 내에서는 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2000년대 한국 느와르 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반복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에서 돌풍, 국내에서는 냉담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 6월 6일 공개된 Mercy for None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비영어권 글로벌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프랑스, 독일, 스위스, 말레이시아 등 75개국에서 TOP 10에 올랐다.
특히 9개국에서는 1위를 기록했고,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평점 100%를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는 Mercy for None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 내 느와르 장르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한다.
소지섭의 복귀작, '한국판 존 윅'이라 불렸지만…
Mercy for None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웹툰 *플라자 워즈(Plaza Wars)*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배우 소지섭이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한국 조직폭력배 세계를 배경으로, 과거 봉산파의 전설적인 조직원 남기준(소지섭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동생 남기석(이준혁 분)이 라이벌 조직 주우파에 들어가면서, 남기준은 동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다리를 스스로 절단하고 조직 세계를 떠난다.
그러나 남기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남기준은 진실을 밝히고 복수를 위해 다시 어둠의 세계로 돌아간다.
액션 측면에서 Mercy for None은 '한국판 존 윅'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인다. 소지섭은 맨손 격투부터 망치와 철근 등 일상적인 도구를 활용한 액션을 완벽히 소화해 액션 영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웹툰 팬들은 실망… 캐릭터·서사 아쉬워
반면, 캐릭터 설정과 서사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특히 주영우가 연기한 이금선 검사는 설정과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과 조직 사이에서 복잡한 입장을 가진 인물로 설정됐지만 존재감이 약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또한, 원작 웹툰 팬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이 원작의 핵심을 잃고,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남기준 캐릭터 역시 단순히 강한 인물로만 그려지며, 원작에서 보여준 지략과 냉혹함, 내면의 갈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 느와르 영화, 더 이상 통하지 않나?
한국일보는 이번 논란을 통해 한국 내 느와르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짚었다.
2000년대는 한국 느와르 영화의 전성기로,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등 조직폭력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론 당시에도 범죄 미화 논란은 있었지만, 대중의 흥미를 끄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비슷한 설정과 반복되는 캐릭터 구도로 인해 장르의 매력이 약해졌다. 최근 범죄도시(The Outlaws) 같은 일부 작품이 정의와 범죄의 대립을 색다르게 풀어내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 느와르 장르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느와르의 부흥과 사회 변화의 상관관계
대중문화 평론가 김성수는 "한국 느와르 영화의 황금기는 영화 검열이 완화되며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 열렸다"고 설명한다.
초창기에는 정치권과 조직의 유착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대신 경찰과 조직의 대립이라는 비교적 안전한 소재가 주를 이뤘다.
2008년 이후 한국 사회가 안정되고, 언론·정보의 신뢰도가 높아지며 영화 속 서사도 보다 깊어졌다. 2010년대에 들어서며 조직은 단순히 주먹 싸움으로 영역을 다투는 존재가 아니라, 기업처럼 운영되고 폭력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김성수 평론가는 "기업, 검찰, 정부 등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엮어야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느와르가 가능하다"며 "사회가 충분히 개방적이어야 이러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느와르 영화의 변화는 한국 사회의 발전과 맞물려 있다. 사회가 다층적이고 복잡해질수록 단순한 폭력, 의리, 세력 다툼만으로는 더 이상 관객의 흥미를 끌 수 없다. Mercy for None 논란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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