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숙취해소제 시장 ‘급성장’
30/09/2025 09:41
한국 사회에서 술자리는 일상적인 사회활동의 일부다. 이에 따라 ‘숙취 해소’ 수요를 겨냥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해장국에서부터 현대적인 음료와 캡슐 제품에 이르기까지, 한국 숙취해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헛개나무(학명 *Hovenia dulcis*)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시내 편의점 진열대에는 알약, 젤리, 음료 등 다양한 형태의 숙취해소제가 즐비하다. 서울 약령시 한약재 시장에서 18년째 상점을 운영하는 길사현 씨는 마른 갈색 줄기를 들어 보이며 “예전에는 이 재료의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이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것은 바로 헛개나무다. 중국 고대 의학 문헌에도 등장하는 이 나무는 현재 한국의 숙취해소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원료로 자리 잡았다.
◇ 해장국에서 캡슐로, 전통의 현대화
한국인들은 오래전부터 해장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배추, 황태, 선지 등을 넣어 끓인 뜨거운 해장국은 흔히 아침 식탁에 오르며, 체력 회복과 기분 전환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전통적 방식은 상품화돼 편의점 어디서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숙취해소 제품들은 헛개나무 추출물을 주원료로, 때로는 홍삼, 밀크시슬, 해조류 등이 함께 쓰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코리아(NielsenIQ Korea)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3,500억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 술은 줄었지만, 해소제는 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의 급성장은 국민 음주량 감소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2015년 이후 1인당 주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었고, 코로나19 이후 맥주와 양주 수출 역시 2019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기업들의 회식 문화 축소, 젊은 세대의 건강 중시, 절제된 음주 습관 등을 꼽는다. 하지만 숙취해소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수요를 충족시켰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는 “숙취해소제는 사회적·실용적 매력이 모두 있다”며 “젊은 세대는 술자리에서 선물처럼 나누며 하나의 의례로 소비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의 황태영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일본은 숙취해소제를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시킨 드문 국가”라며 “이는 양국의 독특한 음주 문화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한국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다양한 숙취해소제를 출시했으며, K-팝과 한식 등 한류 확산에 힘입어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 규제 강화에도 수요 지속
정부는 무분별한 광고를 막기 위해 2025년 1월부터 업체에 인체 임상시험을 통한 효능 입증을 의무화했다. 오는 10월까지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숙취 해소’ 관련 문구 사용이 금지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과학적 검증보다 ‘체감 효과’와 ‘심리적 만족’을 더 중시하는 모습이다. 직장인 이소영(26) 씨는 “대학생 때부터 숙취해소제를 마셔왔다”며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다. 나에게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출처: 더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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