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관광객 여권 분실 사례로 주목받은 ‘검은색 여권’이란?

베트남 관광객 여권 분실 사례로 주목받은 ‘검은색 여권’이란?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귀국을 앞두고 여권을 분실한 베트남 관광객이 긴급 절차를 통해 검은색 표지의 여권을 발급받은 사례가 알려지며 이른바 ‘검은색 여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초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전, 응옥 마이(Ngọc Mai) 씨는 여권을 분실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극도의 혼란 속에서 그는 베트남 대사관의 안내를 받아 한국 주재 베트남 대사관을 찾아 긴급 귀국을 위한 간소화 절차의 여권을 신청했다.

응옥 마이 씨에 따르면, 해당 여권은 해외에서 여권을 분실하고 긴급히 본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경우에 한해 발급되는 특별 여권이다.

이 여권은 검은색 표지를 띠고 있으며, 표지에는 국명과 국장, 여권 명칭이 인쇄돼 있다. 전체 분량은 12쪽으로 구성되며, 유효기간은 최대 12개월이다. 전자칩이 탑재돼 있지 않고, 공식적인 일반 여권과는 구분되는 임시 성격의 신분증명서다.

응옥 마이 씨는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해외는 물론 베트남 입국 시에도 일반 여권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베트남 공안부는 2023년 8월부터 간소화 절차로 발급되는 일반 여권의 새로운 양식을 추가했으며, 이 여권은 검은색 표지를 사용하고 ‘HCPT-RG’라는 표기를 갖는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해당 여권은 다음 네 가지 대상에게 발급된다. 해외 체류 중 일반 여권을 분실하고 즉시 귀국을 희망하는 경우, 외국 정부로부터 체류를 허가받지 못했으나 국제 협약 또는 시민 송환 협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고 여권이 없는 경우, 시민 송환 관련 국제 협약이나 협정에 따라 귀국해야 하는 경우, 그리고 국방·안보상의 사유로 일반 여권을 발급받는 경우다.

한편, 2022년 7월 1일 이전에 발급된 녹색 표지의 일반 여권은 현재도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베트남은 2021년 8월 14일부터 전자칩이 탑재된 여권 발급을 시작했으며, 이 가운데 일반 전자여권의 표지 색상은 진녹색에서 청자색으로 변경됐다. 여권 내부 페이지에는 베트남의 자연 경관과 문화유산 이미지, 그리고 동썬 동북(trống đồng) 문양이 결합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지난 1월 13일 발표된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HPI)에 따르면, 베트남 여권은 전 세계 86위를 기록했으며, 앙골라,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라이베리아와 공동 순위에 올랐다. 이는 2025년 대비 5계단 상승한 결과다.

현재 순위 기준으로 베트남 국민은 비자 없이 또는 전자비자(e-visa), 도착 비자, 전자여행허가(ETA) 등을 통해 총 49개 국가 및 지역에 입국할 수 있다.

다만 여권 순위 상승이 곧바로 이동의 자유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별 정책 변화에 따라 무비자 입국 가능 지역 수는 변동되며,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권 순위가 높다는 것은 해당 국가가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국제사회에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반영하는 지표로, 특히 선진국 관광객 유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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