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캠퍼스, ‘야생견 출몰 경보’… 학생들 “밤길이 두렵다”
04/11/2025 21:36
서울대 캠퍼스, ‘야생견 출몰 경보’… 학생들 “밤길이 두렵다”
“음식을 던지고, 절대 등을 보이지 마세요!”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경고음이 요즘 서울대학교 캠퍼스에 실제로 울려 퍼지고 있다. 이달 초부터 관악산 자락에서 내려온 야생견 무리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가을 낙엽이 물든 캠퍼스 곳곳에서는 네댓 마리의 개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산책로와 잔디밭을 가로지르거나 기숙사와 수의대 건물 주변까지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다.
한 대학원생은 “처음 봤을 때 너무 놀라 몸이 굳었다. 밤에 덩치 큰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면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목줄도 없고 주인도 없는데, 언제 달려들지 모른다는 게 무섭다. 밤에는 진짜 악몽 같다”고 전했다.

현재 추정되는 야생견 수는 약 30마리 이상으로, 관악산과 학교 사이를 오가며 서식 중이다. 장기간 야생에서 지내며 사냥 본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개체는 고양이나 오리 등을 공격하는 모습이 목격되었으며, 전문가들은 인간에게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부천대학교 김현주 교수는 “야생 적응이 진행된 개들은 스스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인간을 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생존 요령’이 퍼지고 있다. 야생견을 마주치면 음식을 던져 주위를 분산시키고, 눈을 마주치지 말며, 절대 등을 보이지 말 것.
서울대는 자동 철창식 포획틀을 캠퍼스 곳곳에 설치하고, ‘야생견 주의’ 경고 표지판을 기숙사와 산책로 주변에 추가 배치했다.
관악구청은 전문 포획팀과 협력해 상황을 통제 중이라고 밝혔지만, 학생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한 학생은 “예전엔 교수님 질문이 제일 무서웠는데, 이제는 강의 가다 개 무리 만날까 봐 더 걱정된다”며 씁쓸히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