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한국과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17/12/2025 09:49
영국 정부가 한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연간 수억 파운드 규모의 서비스 무역 확대는 물론, 자동차·스코틀랜드산 연어·영국산 캔 기네스 맥주 등 주요 수출 품목의 한국 시장 진출을 한층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의는 브렉시트 이후 체결된 기존 영국-한국 무역협정의 만료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이루어졌다. 새 협정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관세가 다시 인상될 수 있었던 만큼, 이번 합의는 영국 기업들이 직면할 수 있었던 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한 조치로 평가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새로운 협정은 기존 협정을 대체하는 것으로, 영국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과 한국 간 연간 교역 규모는 150억 파운드(약 200억 달러)를 웃돌며, 이는 2019년 브렉시트 이후 체결된 무역협정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은 유럽연합(EU)이 체결한 무역협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이에 따라 한국과도 별도의 양자 협정을 체결해 관세 혜택을 유지해 왔다.
영국 정부는 새 협정이 서비스, 자동차, 의약품, 식음료 분야까지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연간 약 4억 파운드의 추가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원산지 규정을 대폭 완화해, 한국으로 무관세 수출을 위해 필요한 영국 또는 EU산 부품 비율을 기존 55%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 이 조치는 2026년 1월부터 시행되며, 이에 따라 영국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산 배터리나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더라도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진다.
또한 새 협정에 따라 영국 수출업체들은 전체 품목의 98%에 대해 관세 면제를 적용받게 되며, 이는 EU-한국 자유무역협정과 사실상 유사한 수준의 혜택이다. 벤틀리 모터스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며, 낮아진 원산지 기준 덕분에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정은 런던 킹스크로스 지역의 삼성 매장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통상장관과 여한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이 공동 발표했다. 협정에 따라 영국 기업들은 서울에서의 공공조달 입찰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법률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히며, 전자계약을 통한 거래를 처음으로 허용받게 된다.
브라이언트 장관은 “이번 협정은 디지털 무역과 혁신 분야에서 영국의 글로벌 선도적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상징적인 영국 브랜드를 보호하는 든든한 방패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영국 경제 성장을 강력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한구 본부장 역시 “글로벌 무역 질서가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이번 협정은 자유시장 체제를 강화하고, 규칙에 기반한 무역 환경 속에서 동맹국들이 안정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과 영국과 같은 중견국들은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은 올해 인도와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부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20년 EU 탈퇴 이후 글로벌 무역 네트워크 확대를 목표로, 걸프 지역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상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