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건의 입사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얻지 못한 한국 청년들이 사회로부터 ‘게으르다’는 낙인을 받고 있다.

생활 이야기

05/11/2025 10:04

치열한 경쟁과 불안정한 노동 시장 속에서 성실히 노력한 청년들이 ‘무기력 세대’로 불리는 현실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박민진(가명) 씨는 스스로를 “게으른 청년”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녀의 이력에는 게으름이라 할 만한 구석이 없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성실히 공부해 명문대에 진학했고, 대학 시절에도 학점 우수자로 꼽히며 학술 세미나와 외국어 공부,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에 매진했다. 졸업 후에는 금융기관 두 곳에서 인턴을 마쳤다.

그러나 본격적인 구직 활동을 시작하자 현실의 벽은 높았다. “50~60개의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떨어졌어요. 열 군데 정도는 면접까지 갔지만 끝내 합격 소식은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지쳐 손을 놓았고, 지난 2월 이후로는 구직을 멈춘 채 통계청 기준 ‘쉬는 청년’으로 분류됐다.

 Người trẻ Hàn Quốc chịu áp lực rất lớn từ tình trạng thiếu việc làm. Theo Cục Thống kê Hàn Quốc, khoảng 1,26 triệu người trẻ đang thất nghiệp, một nửa trong đó có bằng đại học hoặc cao hơn. Ảnh: Korea Herald

통계청은 매달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을 대상으로 “지난 한 주 동안 무엇을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일, 육아, 구직, 학업, 병역, 치료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은 ‘게으르거나 쉬는 사람’으로 집계된다. 이는 국제적으로 ‘NEET(교육·고용·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 범주에 해당한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20~30대 청년 중 약 42만 1천 명이 이 그룹에 속하며, 10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이들 중 38.3%는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청년 실업자는 약 126만 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은 대학 졸업자다. 청년층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과 안정된 직장이 기다린다”는 오래된 신화를 믿고 달려왔지만, 그 약속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박 씨는 “대기업만 바라보는 제 자신이 문제라는 건 알지만, 그게 제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했어요. 중소기업은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대기업 복지와 중소기업 현실의 차이를 지적하는 글이 넘쳐난다.

이주호(32) 씨도 30여 개의 이력서를 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그는 “기준을 낮출 수 없어요. 한국에서는 첫 직장이 인생을 좌우하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직을 멈춘 그의 하루는 공허하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거나, 부모를 피하려고 밤에는 PC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친구들이 대기업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는 자신을 더욱 몰아세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게으른 청년’의 88%는 과거에 한 번 이상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구직을 중단한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이다.

김진솔(29) 씨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어려서부터 교사들의 조언에 따라 안정적인 직업이 보장된 간호학과에 진학했지만, 졸업 후 병원 근무 4개월 만에 번아웃을 겪고 퇴사했다. 이후 그는 유튜브 시청, 브이로그 촬영, 독서, 글쓰기 등 여러 활동을 시도했지만 “무엇을 원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제 방식대로 살아본 걸 후회하진 않아요.”

교육단체 ‘Education for Spring’의 김선희 연구원은 “한국 청년들은 늘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환경에서 자라왔다”며 “학교에서는 성적과 순위로, 사회에서는 기업 서열과 스펙으로 끊임없이 줄 세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구조는 청년들에게 실패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심어주며, 결국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무기력 상태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정희진 학자는 이 같은 ‘멈춤의 시간’을 “극단적 경쟁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이 현상을 단순히 ‘게으름’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청년들의 휴식 이면에는 좌절과 자기 보호의 몸부림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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