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인 관광객들은 베트남에서 고수를 ‘피할까’?

문화예술 · 관광

01/04/2026 23:14

왜 한국인 관광객들은 베트남에서 고수를 ‘피할까’?

베트남을 찾는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고수를 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입맛의 차이를 넘어 과학적·유전적 요인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 설명: 나트랑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고수 넣지 마세요” 등 베트남어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3월 말 나트랑을 방문한 박 씨는 독특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러 문장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식당을 방문했는데, “고수 넣지 마세요”, “화장실 어디예요?”, “택시/그랩 어디서 타요?”, “공항까지 얼마나 걸려요?”, “가격 깎아줄 수 있나요?”, “유명한 식당 어디예요?” 등의 문장이 인쇄되어 있었다.

필요할 때마다 해당 문구를 가리키는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했으며,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이후 베트남 SNS에서 확산되며 인스타그램에서 10만 개 이상의 ‘좋아요’와 약 6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많은 이들이 해당 티셔츠를 언어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디어로 평가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고수를 피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5년 7월 다낭에서도 “고수 넣지 마세요”, “고수 넣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관광객들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진 설명: 고수를 먹는 팀과 먹지 않는 팀으로 나뉜 한국인 관광객들.

고수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허브로 항균 작용과 항암 효과 등 다양한 건강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의 약 4~21%는 고수의 독특한 향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리에서 고수는 상큼한 향을 더하고 풍미를 강조하는 역할을 하며, 이는 레몬즙을 첨가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고유의 향을 만드는 주요 성분은 시트로넬롤이며, 이는 일부 비누에도 포함된 성분이다. 또한 알데하이드 계열 화합물이 복합적인 향을 형성한다.

고수는 대표적인 ‘호불호 식재료’로 꼽힌다.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상큼하고 향긋하거나 감귤류와 비슷한 향을 느낀다고 표현하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들은 비누, 곰팡이, 흙 또는 곤충 냄새와 유사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은 베트남에서 흔히 사용되는 고수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미, 쌀국수, 각종 볶음 요리 등에 널리 사용되는 이 식재료는 일부 외국인, 특히 한국인에게는 낯설고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일부 관광객들은 베트남어뿐만 아니라 태국어, 한국어, 영어가 함께 적힌 티셔츠를 활용해 동남아 여행 시 의사소통을 돕고 있다. 식당 업주들 역시 이러한 방식이 주문과 요청 전달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사진 설명: 베트남 요리에 흔히 사용되는 고수.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따르면 “고수 빼주세요”라는 표현은 동남아 식당을 찾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문장이 되었으며, 일부는 여행 전 해당 표현을 현지 언어로 미리 익히기도 한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6월 미국 유타대학교 연구를 인용해, 고수에 대한 호불호가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수에 포함된 알데하이드 성분은 일부 사람들에게 ‘비누 냄새’로 인식되며, 특정 유전자 변이(OR6A2)를 가진 사람은 이 성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 변이는 중동이나 남아시아처럼 고수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낮은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나타나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로 분석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고수를 기피하는 반응이 독성 식물과 유사한 화합물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일종의 ‘생물학적 기억’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개인의 경험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고수와 관련된 긍정적인 기억이 있다면 선호도가 높아지는 반면, 부정적인 경험은 ‘조건화된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수는 마그네슘, 칼슘, 인, 칼륨과 비타민 A, B, C, K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한 건강 식재료로 평가된다. 일부 한국인들은 “향긋하다”, “음식 맛을 더 살려준다”, “한 번 먹으면 중독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 당국은 신선한 어린 줄기와 잎을 선택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종이에 싸서 냉장 보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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