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공직자, 한국 여성 축구팬 향한 인종차별 논란으로 해임

스포츠 및 행사

16/06/2026 09:46

멕시코 할리스코(Jalisco)주 측량·지리정보기술협회 회장을 맡고 있던 울리세스 베르날(Ulises Bernal)이 2026 FIFA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인 여성 스트리머를 향한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논란을 빚은 뒤 결국 직위에서 해임됐다.

Ulises Bernal với hành động kỳ thị chủng tộc nữ CĐV Hàn Quốc Yoon Su-jin. Ảnh: SPD Noticias

미국 언론 뉴욕포스트(New York Post)에 따르면, 해당 결정은 사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내려졌다. 협회 측은 명예·사법위원회가 긴급회의를 열어 베르날 회장을 직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협회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직의 가치와 원칙에 반하는 행동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Guadalajara)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발생했다. 이날 한국은 체코를 2대 1로 꺾었다.

틱톡과 유튜브에서 약 9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국인 스트리머 윤수진(Yoon Su-jin·계정명 Incocat_t)은 경기 종료 후 관중석에서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기념하는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당시 윤 씨의 뒤편에 앉아 있던 베르날은 손동작을 하며 웃어 보이다가, 양손가락으로 눈꼬리를 옆으로 잡아당기는 이른바 '슬랜트 아이(slant-eye)' 제스처를 취했다. 이 행동은 아시아인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여겨진다.

윤 씨는 이를 인지한 직후 당황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이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이후 윤 씨는 해당 영상을 공개하며 한국어로 "월드컵을 보기 위해 멕시코까지 먼 길을 왔는데,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월드컵을 보러 왔는데,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해당 영상은 순식간에 수백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많은 멕시코 네티즌들은 윤 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베르날의 행동이 멕시코 국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이용자는 "매우 무례하고 잘못된 행동이었다. 죄송하다. 모든 멕시코인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어느 곳에나 경솔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이번 일 때문에 여행 전체를 망치지 말고 남은 시간 동안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베르날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번 일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르날은 영상에서 "외국인이 멕시코를 방문하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정반대의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수진 씨뿐만 아니라 한국인 공동체, 다른 외국인 공동체,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상처받은 멕시코 국민들에게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 씨에게 직접 연락해 만나서 사과하고 싶다는 뜻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윤 씨는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사과 영상에서 베르날은 할리스코주 측량·지리정보기술협회 회장직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번 행동은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협회 측은 이미 공식 발표를 통해 베르날이 더 이상 회장직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에서는 이번 해임 조치를 두고, 2026 FIFA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가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리그 2차전(6월 19일·과달라하라 개최)을 불과 며칠 앞두고 발생했다.

조별리그 1차전 결과 멕시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대 0으로 꺾으며 A조 선두에 올랐고, 한국은 체코를 2대 1로 제압하며 2위를 기록했다.

양국 팬들 사이의 관심이 이번 사건으로 더욱 높아진 가운데, 한국과 멕시코의 맞대결은 조별리그 최대 관심 경기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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