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기업들, ‘플라스틱 제로(Zero Plastic Waste)’라는 과제에 직면

교류 및 생활

30/01/2026 00:39

F&B 기업들, ‘플라스틱 제로(Zero Plastic Waste)’라는 과제에 직면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는 매년 플라스틱 코팅 종이컵이 2,500억 개 이상 사용되지만, 이 가운데 재활용되는 비율은 단 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생분해성 컵과 용기 개발은 환경 보호를 위한 중요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플라스틱 병 다섯 개 중 재활용되는 것은 단 한 개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매년 86억 갤런 이상의 생수가 소비되는데(1갤런은 약 3.785리터),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 상위 5개국에 속한다.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의 약 90%가 플라스틱이며, 이 중 70%는 음료 및 식품 포장재에서 발생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유통·소매 부문에서만 매년 30만~40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이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10~13%를 차지한다.

초기 대응 노력

한국 정부는 최근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해 카페와 음식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소비자에게 별도의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가격은 각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정부는 생산 비용을 반영해 개당 100~200원 수준의 최소 가격을 설정할 계획이다. 현재 시중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가격은 50~100원 선이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가맹점에 100~200원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다.

 

플라스틱 컵뿐 아니라, 정부의 플라스틱 감축 계획에는 일회용 종이컵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조치는 대형 음식점과 사업장을 중심으로 우선 시행한 뒤, 소규모 매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플라스틱 빨대는 기존처럼 기본 제공되지 않고, 고객 요청 시에만 제공된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는 자카르타의 식음료 소매업체 ‘옹 텍 찬(Ong Tek Tjan)’이 아이스크림을 판매할 때 특수 컵을 사용하고 있다. 고객은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 버리지 않고 해조류 젤리로 만든 컵 자체를 후식처럼 먹을 수 있다. 이 컵은 민트, 녹차 등 다양한 맛을 갖추고 있다.

해당 제품은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에보웨어(Evoware)’가 개발한 것으로,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 감축을 위해 비전통적인 접근을 택했다. 해조류 젤리로 만든 식용 컵을 시작으로, 케이크 포장지나 설탕·커피·조미료 등을 담는 소형 포장재(sachet)까지 개발했다.

에보웨어의 바이오 플라스틱은 방부제 없이도 2년간 보관이 가능하며, 자연 분해돼 유기 비료로 활용할 수 있고, 따뜻한 물에 녹으며 영양가도 있다. 또한 맛, 색상, 브랜드 로고에 맞게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

‘먹을 수 있는 컵’ 트렌드

베트남에서는 최근 아이스크림 콘(와플 콘) 컵에 커피를 담아 마시는 트렌드가 하노이, 호찌민, 하띤 등 여러 지역에서 확산되며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노이 보반둥 거리의 한 카페에서는 주말마다 수백 명의 손님이 줄을 서서 주문을 기다린다. 이곳에서는 비스킷 커피, 말차 아이스크림, 코코아 등 세 가지 맛이 주를 이룬다.

카페 운영자인 쯔엉 하 프엉 씨는 와플 콘 컵의 도입 가격이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컵보다 20~30배 비싸며, 대량 구매 시에도 개당 평균 2만5,000~3만 동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트란후이리에우 거리의 또 다른 카페 운영자 부티투히엔 씨는 해당 컵이 아직 베트남에서 생산되지 않아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며, 운송 과정에서 쉽게 깨지거나 찌그러지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환경오염 대응을 위한 지시문 20호에서 하노이 시에 도심 1환 구역 내 식당, 호텔, 음료점, 음식점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시범적으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 시범 사업은 2025년 4분기부터 시행되며,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실제로 이러한 정부 지침 이전부터 일부 F&B 업계는 자발적으로 전환에 나서왔다. 피자홈과 껌가68 등 6개 매장을 운영하는 F&B 인베스트먼트의 황퉁 회장은 배달 주문 시 컵, 뚜껑, 빨대, 용기, 비닐봉지, 식기류 등이 사용되는데, 현재는 용기를 종이로 바꾸고 숟가락과 포크를 나무 소재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체 솔루션이 필요

그러나 기업들의 전환 과정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대체 소재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무 숟가락과 포크는 플라스틱 제품보다 4배 비싸며, 360ml 용량의 생분해성 컵 세트(컵+뚜껑)는 개당 2,000동 이상으로 PET 제품의 두 배, PP 제품의 7배에 달한다. 하루 수백 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매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일부 대체 제품의 품질도 아직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종이 빨대는 쉽게 눅눅해지고 막히는 문제가 있으며, 아이스 음료 운송 시 컵 표면의 결로 현상으로 종이 봉투가 찢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높은 가격은 대체 제품 생산 기업에도 큰 장벽이다. 베트남에서 드물게 사탕수수 찌꺼기 빨대와 트레이를 생산하는 후누파(Hunufa)사는 전체 생산량의 90%를 미국, 일본, 호주로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소비는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부이 티 안 박사(전 베트남 국회의원, 자원·환경·지역사회발전연구소 소장)는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대체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체 제품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지방정부가 보완책과 지원책을 병행해 규정이 현실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환경 친화적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세제·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초기 단계에서는 소비자 가격 보조를 통해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새로운 소재는 내구성, 편의성, 경량성 등 소비 습관에 맞게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하며, 소비자가 불편함 없이 전환을 체감할 때 비로소 정책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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