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서 일군 녹색 기적···한국 산림녹화, 인류 공동 '정책 지표'
17/04/2026 15:19
대한민국 행정 모델이 국경을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93개국 외교사절단과 한국의 공공행정 혁신 사례를 공유하며 '행정 한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코리아넷이 재난 관리부터 스마트 농업, 산림 복원, 행정도시 건설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다섯 가지 혁신 사례를 5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는 등산객들의 모습.
오늘날 대한민국은 울창한 산림과 수려한 산악 경관을 갖춘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 곳곳에는 시민이 일상적으로 오를 수 있는 푸른 산자락이 겹겹이 층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러한 풍경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산림녹화 정책이 축적된 결과다.
이 같은 성과에 이르기까지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제강점기 수탈과 한국전쟁 포화로 국토는 처참히 파헤쳐졌다. 전쟁 직후인 1953년에는 전국 산의 절반가량이 나무 한 그루 찾기 힘든 민둥산으로 변했을 정도다. 나무의 부피를 나타내는 임목축적은 전국 단위 산림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27년 이후 최저 수준인 3600만㎥에 불과했다.

▲ 산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1960년대 경기 파주 문산역 일대 모습.
정부는 1970~1980년대에 들어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을 추진했다. 때마침 경제성장과 함께 가정용 연료가 땔감에서 화석연료로 전환되면서 무분별한 벌목과 화전 농업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대규모 조림 사업과 엄격한 산림보호 정책이 병행되면서 산림 회복의 전환점이 마련됐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기준 임목축적은 1953년 대비 약 29배로 껑충 뛰었다. 한국이 개발도상국 수준에서 단기간에 산림녹화에 성공한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다.
지역 산림계 조직을 중심으로 한 주민 참여 역시 산림녹화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반세기 만에 나무의 총량은 약 15배로 증가했다. 산림 자원량은 1972년 헥타르(ha)당 10㎥에서 2020년 165㎥로 늘어 60여 년간 28배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황폐국·개도국에서 산림녹화 선진국으로 당당히 합류했다.
현재 한국은 산림 면적이 국토의 약 63%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산림국가다. 세계 평균(31%)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산림 비율 기준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산림녹화 기록물' 가운데 1973~1977년 포항 영일만 일대 산림 복구 과정을 담은 사진.
이러한 산림녹화의 경험과 성과는'산림녹화 기록물'로 집대성돼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6·25전쟁 이후 황폐된 국토를 민·관 협력으로 복구한 과정이 담긴 기록물은 지난해 4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기록물에는 조림 대장, 정책 문서, 새마을 양묘 기록, 항공사진, 홍수 방지 관련 자료 등 총 9619건의 원본 자료가 총망라됐다. 산림 복구 과정은 물론 산불과 토사 재해 대응 등 환경 관리 체계 전반이 담겨 세계사적·정책적 가치가 높다는 찬사를 받았다.
'산림녹화 기록물'은 정부와 민간이 손을 맞잡고 성과를 거둔 대표적 사례다. 이제 이 기록은 개발도상국 공무원 교육이나 산림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 국제 협력 자산으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나아가 기후변화 대응과 사막화 방지, 산림 생태계 복원 등 전 지구적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인류 공동의 정책 지표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