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아버지들 – 한 세대의 외로움

교류 및 생활

30/10/2025 16:40

버려진 아버지들 – 한 세대의 외로움

한국의 한 대기업에서 평생을 일한 60대 남성이 최근 두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과 함께 떠난 동남아 가족 여행에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

3년 전 아내를 잃은 그는, 69번째 생일을 맞아 “칠순 전 선물 여행”을 제안한 자녀들의 말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동행했다. 직접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고, 가족 단체복까지 준비하며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그를 기다린 것은 따뜻한 추억이 아니라 깊은 고독이었다. 4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 수술 후 약해진 다리로 잠시 멈춰 땀을 닦자 아들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뒤에 사람이 많아요, 아버지 때문에 못 가겠어요.”

다음 날, 자녀들은 더운 날씨를 이유로 “오늘은 호텔에서 쉬세요”라며 그를 남겨두고 나갔다. 며느리 한 명은 “우리도 아이 돌보느라 힘든데, 아버지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 후 그는 홀로 호텔방에 머물며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어느 날은 객실 카드키를 두고 나와, 몇 시간을 로비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서운함에 “서울로 먼저 돌아가겠다”고 말하자 자녀들은 미안하다 했지만, 다음 날도 상황은 똑같았다. “호텔에서 쉬세요, 아버지”라는 말이 이제는 상처처럼 남았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그는 며느리가 아이가 아프다며 조퇴를 요청하자 허락했지만, 규정에 따라 1시간 급여를 공제했다. 며느리는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가족한테까지 그렇게 계산적이세요?”

JTBC <사건현장>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는 담담히 말했다.
“집이랑 땅을 다 자식들에게 물려주려던 내가 바보 같아요. 요즘은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할까 고민 중입니다. 그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아요.”

이에 한 심리학 교수는 조언했다.
“지금은 재산보다 본인 삶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사람들을 만나고, 취미를 즐기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보세요.”

이 사연은 한 남성의 이야기이자, 한 세대의 초상이다. 가족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지만, 은퇴 후엔 자신이 만든 가정에서조차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아버지들.
그들의 고독은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부모의 자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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