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앞두고 ‘숨 고르기’

생활 이야기

12/11/2025 10:00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숨을 죽였다.
공항은 이착륙을 멈추고, 군은 포사격 훈련을 중단했으며, 버스와 지하철은 속도를 늦추고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모두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위해서다.

오는 2025년 11월 13일(목) 오전, 전국에서 약 55만 명의 수험생이 대학 입시의 관문인 수능 시험장에 들어선다. ‘인생의 승부처’로 불리는 이 시험은 한국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날로, 이날만큼은 대한민국 전체가 특별한 리듬으로 움직인다.

Hơn nửa triệu học sinh Hàn Quốc sẽ tham gia kỳ thi Suneung. 


인생을 좌우하는 ‘결전의 날’

수능(CSAT,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은 대학 입학을 위한 전국 단위 시험으로, 한 개인의 진학은 물론 이후의 직업, 사회적 지위, 심지어 결혼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공적인 성적은 명문대 진학의 길을 열고, 그 자체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다.

올해 시험은 국어(08:40~10:00), 수학(10:30~12:10), 영어(13:10~14:20, 듣기평가 13:10~13:35), 사회·과학·직업탐구(14:50~16:37) 순으로 진행된다.
수험생들은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하며, 단 몇 분이라도 지각하면 시험장에 들어갈 수 없다. 이 때문에 수능 당일은 ‘국가적 비상체제’라 불릴 만큼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수험생을 위해 조정된다.


특별 대책 총동원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모든 시험장 반경 200m 이내 차량 통행을 전면 제한했다. 학부모나 택시는 지정 구역까지만 접근 가능하며, 수험생들은 직접 걸어서 입장해야 한다.

서울시와 수도권에서는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지하철과 버스의 운행을 늘리고, 일부 노선은 학교 정문 앞 임시 정차를 허용한다.
또한 주요 도로에는 긴급 수송 차량과 구조대가 배치되어, 지각 위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한 수험생을 신속히 시험장까지 이송한다.

Từ nhiều năm qua, ngày thi đại học ở Hàn Quốc luôn là “ngày đặc biệt của cả quốc gia”


전국이 멈추는 25분… ‘국가의 침묵’

오후 1시10분부터 1시35분까지, 영어 듣기평가가 진행되는 25분간은 ‘대한민국의 침묵의 시간’이라 불린다.

이 시간 동안 전국 공항은 이착륙을 중단하고, 군의 포사격 훈련도 멈춘다. 버스와 지하철은 속도를 줄이며 경적을 울리지 않고, 공사 현장 또한 작업을 중단한다.
이 짧은 25분 동안 나라 전체가 숨을 죽이며 수험생들이 한마디 한마디를 명확히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풍경은 한국 사회의 교육열과 공동체적 연대 의식을 상징한다.


완벽한 안전 관리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10월 31일까지 모든 시험장 안전 점검을 완료할 것을 지시했다.
각 시험장은 화재 예방 및 지진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냉난방과 조명 등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수능 시험지는 특별 보안 구역에서 인쇄되며, 경찰의 장갑차 호송 하에 시험장으로 이송된다. 시험 당일 오전, 감독관 입회 하에 봉인이 해제된다.
또한 경찰은 시험장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소음·혼잡·부정행위 등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온 국민이 함께하는 ‘수험생 응원일’

수능은 단순히 학생들의 시험일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날이다.
도로에서는 수험생을 태운 경찰차에 양보 운전이 이어지고, 지하철 직원들은 물건을 두고 온 수험생을 위해 무료 지원을 제공한다.
학부모들은 사찰과 교회에서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며 새벽부터 기도하고, 학교 앞 카페들은 문을 일찍 열어 대기 중인 부모들을 맞이한다.

방송사들은 주요 시험장의 현장을 생중계하며,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수험생들을 응원한다.


한국처럼 현대적이고 분주한 나라가 단 하루, 젊은 세대의 미래를 위해 멈춰 서는 날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대한민국은 ‘조용하지만 가장 뜨거운 아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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