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시 사교육 열풍 속에서 불타버린 아이들의 유년기
06/02/2026 14:48
한국에서 많은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놀이터가 아닌 학원에서 보내진다. 성취에 대한 압박은 이미 유치원 시기부터 시작된다.
서울의 한 영어학원 교실. 유치부 아이들은 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알파벳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10여 년 후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대학입시를 향한 조기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5~8문장으로 ‘크다’라는 뜻의 동의어 5개를 사용해 문단을 써보세요.”
미국인 교사 케리 슈나벨(31)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은 곧바로 글쓰기에 들어간다.
케리의 교실에 모인 아이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조기 사교육’ 세대의 단면이다. 이들 교육 과정은 대부분 영어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장차 진로 경쟁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지난 수년간 이경민(가명) 씨의 일상은 두 딸을 학교와 학원, 집 사이로 오가는 이동으로 채워졌다. 광고업계 출신인 그녀와 금융업 종사자인 남편은 아이들에게 가능한 최고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자 애써왔다.
일주일 내내 늦은 밤까지 카페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때로는 어린아이들이 카페에서 숙제를 하며 급하게 저녁을 해결한 뒤 곧바로 다음 수업으로 향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한국 전역에는 이러한 사교육 기관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으며, 명문대 진학을 바라는 학부모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딸들이 “왜 이렇게 많이 공부해야 하느냐”고 묻자, 이씨는 “공부 잘해야 기회가 생기고, 그 기회가 행복한 삶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큰딸이 여덟 살 무렵 “엄마는 어릴 때 공부를 못했어요?”라고 묻는 순간,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이 눈에 제가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죠.”
이씨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어떤 삶과 행복을 그려주고 있는지 되묻게 되었다. 이는 많은 한국 부모들이 마주하는 공통의 고민이기도 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 학생의 약 80%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학령인구는 감소했지만, 사교육 시장 규모는 2024년 20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한 지역에서는 만 4세 아동이 영어 유치원 입학 시험을 치르고, 일부 초등학생은 이미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커리큘럼을 밟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조기 입시 경쟁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했으며, 정치권 역시 청소년 정신 건강 위기의 원인으로 사교육 과열을 꼽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씨 역시 아이들을 경쟁 시스템에 편입시키는 것에 대해 늘 갈등해왔다. 자유롭고 풍부한 교육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승자 그룹’에 들길 바라는 모순된 마음 때문이다.
2013년, 그녀는 당시 4~5세였던 딸들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영어 유치원에 보냈다. 이곳에는 약 1,200개의 학원이 밀집해 있다.
입시 준비의 핵심은 이른바 ‘레벨 테스트’로 불리는 학원 입학시험이다. 경쟁이 치열해, 다른 학원에 다니며 또 다른 학원의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흔하다.
“의대 보내려면 고등학교 수학 과정까지 최소 여섯 번 반복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합니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여전히 ‘인생 시험’으로 불리며, 학교 교육 범위를 훌쩍 넘어선 난이도로 학생과 가정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
“학생들은 학교 성적과 수능 준비라는 두 개의 학업을 동시에 감당하고 있습니다.”
비영리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정책국장 구본창 전 교사의 말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변수용 교수는 “한국에서는 두 번째 기회가 거의 없다”며 “어느 대학에 들어가느냐가 첫 직장, 나아가 인생 전반의 성공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한 영어학원 교사는 초등학생들이 주당 최소 40시간 이상을 학원에서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여섯 살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가족이 불행해질까 봐 두렵다”고 쓴 글을 채점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혜진(37) 씨 역시 대치동에서 아이를 영어 학원에 보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가 아니라 학원에서 친구를 만나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번아웃에 빠질까 걱정하면서도, 뒤처질까 봐 두려워 멈추지 못한다.
예일대 정신과 전문의 피터 나 박사는 10세 미만 아동의 우울증 증가를 우려하며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서울의 의사 서동주 씨는 “이 문화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심리 전문가로 전향한 이씨는 결국 다른 길을 선택했다. 2024년, 그녀는 아이들을 미국의 사립 기숙학교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현재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치동에서 중학교 2학년 수준까지만 공부하고 미국에 가면, 천재 취급을 받습니다.”
번역: 프엉동(Phương Đông) – 행사·홍보위원 – 전남·광주 베트남교민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