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한국 경제에 ‘복합 압력’ 가중
24/03/2026 09:10
원·달러 환율이 3월 23일 오전 장중 1,510원을 넘어섰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주간 평균 환율은 1,493.29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환율 역시 1,483.4원으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올해 들어 평균 환율도 1,461원으로, 같은 기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환율이 1,510원을 넘어선 것은 단순한 외환시장 변동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적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환율이 이틀 연속 1,500원선을 상회하면서 중기적으로 새로운 환율 수준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체감 환율은 이보다 더 높다. 시중은행 고시 환율은 약 1,530원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공항 환전소에서는 한때 1,57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는 환율 상승 압력이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경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원화 약세가 단순히 달러 강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기간 달러지수는 약 1% 하락한 반면, 유로화·엔화·파운드화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이는 원화 약세의 원인이 한국 경제 내부 구조와 대외 환경에 있음을 시사한다.
우선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달러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결제용 달러 확보를 위해 외환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직결됐다.
여기에 최근 5주간 약 29조9,0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 순유출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매도하면서 달러로 환전 수요가 증가, 원화 약세를 심화시켰다.
고금리 환경, 원화 약세 심화 요인
글로벌 금리 환경 역시 환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안정 지연 속에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쏠리며 원화를 비롯한 개방형 경제 통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
현재 한·미 금리 격차는 약 1.25%포인트 수준으로, 한국은행은 정책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금리를 동결하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반대로 금리를 인상하면 내수 위축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상승 압력은 뚜렷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단기간에 약 3.04%에서 3.4% 이상으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도 3.9%에 근접했다.
기업 자금조달 비용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에 근접하며 특히 중소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은행권 연체율 상승 등 금융 불안 신호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책 대응 여력은 제한적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4,100억 달러 수준이지만, 장기적인 시장 개입은 오히려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중동 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부의 추가 재정 지출은 국채 발행 확대를 통해 시장 금리를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전통적 정책 수단 효과 제한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부담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환율 상승의 영향이 금융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1% 상승할 경우 물가가 약 0.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환율 상승이 겹치면 물가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또한 높은 금리는 이미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화 약세는 해외여행, 유학, 해외 소비 비용 증가로 이어져 가계 부담을 확대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려대 강성진 교수는 “유가 상승에 따른 전형적인 공급 충격”이라며 “중동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최악의 경우 환율이 1,550~1,60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경우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며 정책 대응 여력은 더욱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화 흐름이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책 수단은 변동성 완화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추세 반전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대외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같은 개방경제는 정책 여력이 빠르게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안정과 성장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프엉동(Phương Đông) – 행사·홍보위원 – 전남·광주 베트남교민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