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예상 밖의 성장 둔화…2025년 성장률 2020년 이후 최저
23/01/2026 00:20
한국 경제, 예상 밖의 성장 둔화…2025년 성장률 2020년 이후 최저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침체를 겪었던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사진. 사진: 로이터.
한국은행(BOK)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한국 경제는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한국 정부와 통화 당국은 경기 부양이 필요하지만 원화 약세와 금융 불안 위험으로 정책 여력이 제한되는 ‘진퇴양난’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은행이 1월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3분기 수정치 1.3% 성장에서 반전된 수치이며, 블룸버그가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제시된 중간 예상치인 0.2% 성장도 크게 하회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5년 한국 경제는 1% 성장에 그쳤으며, 이는 코로나19로 경기 침체를 겪은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한국 경제를 떠받쳐 왔던 재정 부양과 소비 회복 효과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가격 급등, 가계부채 확대, 원화 약세 장기화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당국이 보다 신중한 정책 기조를 유지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역시 보다 신중한 신호를 보냈다.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이번 통화정책 성명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문구를 삭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점차 중립적인 정책 스탠스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아시아 4위 경제 규모인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부동산원(REB)에 따르면, 정부의 잇단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12일 기준 50주 연속 상승했다.
주택 시장 과열로 인해 한국 당국은 통화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를 더욱 확대하고 금융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편, 재정 부양 효과가 약화되면서 성장 동력 전반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5년 4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쳐, 3분기의 1.3% 증가에서 크게 둔화됐다. 정부 지출 역시 0.6%의 완만한 증가에 머물렀다.
반면, 건설투자는 3.9%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1.8% 줄었다. 순수출은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2.1% 감소해, 3분기의 2.1% 증가와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부담은 원화 약세 속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2025년 6월 말 이후 원화는 달러 대비 8% 이상 하락했으며, 이는 자본 유출, 주요국 간 금리 격차,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은 금리 인하 시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며 한국은행의 정책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 시스템 불안 위험이 커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지표는 한국 경제 회복이 균등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산업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 건설업, 고금리 영향을 받는 가계 부문은 여전히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전체 성장률 수치가 구조적 불균형을 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격차는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 간의 괴리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한국 증시의 코스피 지수는 2025년 한 해 동안 76% 급등한 데 이어, 2026년 들어서도 대부분의 거래일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1월 22일 장중에는 한때 상징적인 수준인 5,000선을 돌파했는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오랫동안 목표로 제시해 온 수치이기도 하다.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코스피 지수를 거의 두 배로 끌어올리고, 자본시장 개혁을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다만, 주식시장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출 역시 반도체가 약 22% 증가한 반면, 자동차와 철강을 포함한 대부분의 다른 산업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에 그쳤다.
이처럼 소수 핵심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산업 정책 변화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정책이 반도체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한국과 대만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의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2026년 경제 성장률을 2%로 전망하며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소비 회복과 수출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가계부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동산 시장을 전담 감독하는 기구 설립을 검토하는 한편, 외환 거래를 24시간 체제로 전환해 외국인 자본 유입과 시장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